"충격 사망원인"...돼지 신장 이식 환자 2개월만에 사망 소식에 모두 충격(+이유)

살아있는 인간에게 돼지 신장을 이식한 첫 번째 사례였던 60대 남성이 두 달 만에 사망했다는 소식에 사망이유와 원인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최소 2년은 신장 기능을 할 것이란 의료진의 예측이 빗나갔습니다.
연구팀은 상세한 경위를 밝히지 않았지만 환자의 사망에 대해서는 "이식의 결과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혀, 신장 이식이 원인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2024년 5월 11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말기 신장 질환자로 돼지 신장을 이식받은 최초의 환자였던 리차드 슬레이먼(62)이 이날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난 3월 16일 이식 수술을 받은 지 불과 두 달 만입니다. 슬레이먼은 유전자 교정 기술을 적용한 돼지 신장을 살아있는 사람에게 이식한 첫 번째 사례였습니다.

슬레이먼은 2018년 12월 기증자의 신장을 이식받은 적 있었지만 5년이 지나면서 장기부전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작년 5월부터는 투석을 받아왔지만 나아지지 않아 이종장기이식을 선택했습니다. 그런 슬레이먼에게 이식된 건 미국 바이오 기업 ‘e제네시스’가 제공한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이었습니다. 당시 의료진은 이 돼지 신장이 최소 2년간 제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했었습니다.
이식 직후 상태는 좋았습니다. 투석을 중단해도 될 정도까지 개선됐습니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이식팀은 "슬레이먼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며 "환자가 신장 이식의 결과로 사망했다는 어떠한 징후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슬레이먼의 가족도 "이종이식을 이끈 의사들의 노력 덕에 우리 가족이 7주 이상을 더 함께 보낼 수 있었다"며 "이식이 필요한 수천 명의 환자에게 희망이 됐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리처드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10월 유전자 변형 돼지의 심장을 이식받은 로런스 포시트(미국·58세)가 수술 후 6주간 생존했습니다. 수술 직후 물리치료를 받고 걷는 연습을 하는 등 진전을 보였으나 임종 직전 심장에 강한 거부반응을 보이며 끝내 숨졌습니다.
동물의 장기를 이식하는 수술은 오래전부터 장기 손상 등으로 고통받는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으로 거론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수술은 인간의 면역체계가 이식된 동물의 장기에 대해 즉각적인 거부반응을 보이며 공격하기 때문에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최근엔 비교적 인체의 장기와 비슷한 돼지를 엄격히 통제된 환경에서 기른 뒤 장기 이식에 쓰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해마다 많은 환자가 콩팥 등의 장기 이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증되는 장기는 이런 수요를 충당하지 못해 장기이식을 받기 위해선 몇 년씩 기다려야 합니다.
美 돼지신장 이식 환자 2개월만 사망…이종이식 넘어야 할 산은

유전자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람과 동물 간 이종이식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성공사례는 좀처럼 등장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환자가 면역 거부반응을 보이면서 이식 후 약 6주 만에 사망했습니다. 같은 해 1월 심장을 이식받은 또 다른 환자도 두 달 만에 숨졌습니다. 이 환자는 면역 거부반응은 보이지 않았지만 돼지 폐럼 바이러스 DNA가 검출됐습니다.
이종이식의 최대 난관은 면역 거부반응입니다. 면역체계는 비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세포인 T세포, 대식세포, NK세포 등에 의해 작동합니다. 면역 거부반응은 이들 세포가 이종장기의 세포를 이물질로 인식하고 공격하면서 발생합니다. 거부반응으로 나타나는 증상 중 일부는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면역 거부반응의 메커니즘은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일본 아이치 의대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2022년 3월 국제학술지 '면역학 프론티어'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이종이식에서 초급성 거부반응(HAR)의 메커니즘은 잘 이해되고 있지만 급성 세포 거부반응(ACR)의 메커니즘은 완전히 이해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초급성 거부반응은 이식을 받는 쪽이 보유하고 있는 혈청항체가 반응해 수시간내에 혈전이 형성되는 증상입니다. 급성 세포 거부반응은 T세포의 작동체계에 손상이 발생하며 발열과 신장기능 이상 등을 일으킵니다.

면역 거부반응을 사전에 예측하는 기술도 완숙되지 못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미국 메이오클리닉 연구팀은 지난해 1월 국제학술지 '세포 이식'에 발표한 리뷰 논문에서 "이종 이식 거부반응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존 표준화된 바이오마커로는 실제 인간 대상 이식수술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거부반응에 대응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이종이식 부작용에 대한 바이오마커를 다양한 관점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예를 들어 DNA나 마이크로RNA(마이크로 리보핵산·암호화가 되지 않은 작은 RNA분자) 수준의 증감이 거부반응을 예측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종이식 성공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많지만 학계의 전망은 밝습니다. 독일 뮌헨대 연구팀은 지난해 2월 국제학술지 '동물 생명과학 연례검토'에서 리뷰 논문을 통해 "지난 몇 년 동안 이종 이식연구는 혈액 응고 거부반응 증상을 극복하는 등 눈부신 발전을 이뤄냈다"고 설명했습니다. 향후 과제 중 하나로는 장기를 제공할 돼지를 미생물과 바이러스가 없는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기술의 발전을 꼽았습니다.















